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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무엇이 당신을 베를린으로 오게 했나요?

2년 전, 처음 베를린에 온 날을 기억합니다. ​

저의 업이자 자아였던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일을 잠시 멈추고 휴식을 취하던 때였습니다. 어떻게 살아야할 지 도무지 감이 안잡이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이 때 우연한 기회로 베를린에 오게 되었고, 우연한 기회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 모두가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나는 베를린이 정말 좋아. 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어떤 생각을 하든, 어떤 것을 좋아하든 괜찮을 수 있는 곳이거든. 그러니까, 네가 어떤 사람이든 베를린은 언제나 너의 자리를 남겨둘 거고, 넌 너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거야"

어디서든 늘 이방인처럼 살아오던 사람에게, 여기서 당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말만큼 응원이 되는 말이 있을까요. 제가 어떤 삶을 살든 괜찮을 수 있다는 말만큼 안심되는 말이 있을까요. 그 날부터 저는 베를린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2년이 지났습니다. 베를린은 더욱이 베를린다워지고 있는 중입니다. 자신만의 영감을 품은 사람들이 계속 모여들고, 그들은 이 도시에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합니다. 골목골목 작은 스튜디오에서는 전시회가 열리고, 영화관에서는 인디 영화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예술가들이 모여 파티를 열고, 한계 없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거리에선 모두가 맥주를 마시며, 노래하고, 춤을 춥니다. 공원에선 사람들이 누워 뒹굴거리고, 강가에선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고 키스합니다. 건물 벽은 온통 그라피티와 스티커로 가득하고, 말간 공기 사이로 담배 냄새가 새어나오지요. 저는 이토록 감각적이고, 어쩌면 엉망진창인 도시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도시를 정말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어떤 연유로 베를린으로 오게 되었나요? 

 

독일이 궁금해서, 예술을 사랑해서, 테크노 음악을 좋아해서, 알 수 없는 낭만같은 것 때문에, 혹은 유럽 여행 중에 지나가게 되어서. 어떤 이유든, 저는 당신의 베를린을 가장 베를린답게 남겨드리려고 합니다. 10년 그리고 20년이 흐르고, 우연히 사진첩을 넘기다 발견했을 때 마음이 저릿해지는 사진을 찍을 겁니다. "이 때, 우리 이랬지. 참 예뻤고 예뻤지" 하게 되는 사진 말입니다. 그럼 우리, 베를린에서 만나요!​ 

사랑을 담아,

혜연(Anne Hye Yeon Park)

​2023.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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